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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지/다이어트합시다

다이어트 스토리 1㎏ - 결심,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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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결심이 그런 것 같다.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작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결심은 사실 실패확률이 높다.

사실은 매우 짜친 어떠한 계기가 결심을 도와주기 마련이다.

100kg이 넘는 체중.

걷는 것도 힘든 일상.

살 좀 빼라는 말 따위는 사실 다이어트를 결심하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너무 익숙해져버린 말이니깐.

다이어트라는 험난한 길을 걷기에는 세상엔 너무 매력적인 유혹이 많다.

 

 

맛있는 음식,

함께 있을 때 더 즐거운 친구,

따뜻한 침대,

일상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줄 잠깐의 낮잠~

 

 

하지만 결심을 하지 않으면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없다.

그리고 그 결심은 매우 사소할지라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의 경우엔 야구가 그 시작점이었다.

 

 

2022년은 사회인야구를 시작한지 14년차가 되는 해였다. 14년이나 해온 스포츠.

운동신경이 안좋은 나로서는 사실 그 시작점이 너무 불리했다.

달리기도 느리고 근력도 약하다. 수비범위가 좁고 공도 느리다는 말. 겁도 많아서 공을 피하기 일수.

 

이렇게 운동신경 없는 내가 야구를 하면서 갖게된 목표는 마운드에 서는 것.

야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투수'를 하는 것이었다.

사회인야구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구속보다 중요한 것은 제구력이다.

볼넷을 주지 않으면 아웃은 어떻게든 잡을 수 있다.

애당초 공이 느린 나는 제구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 그런데 열받는 것은 노력이 꼭 보상을 받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이 날도 신나게 볼질하고나서 혼자 자책하고 있던 모습을 팀 선배형이 뒤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연습을 할 때는 원하는 곳으로 80%이상 던질 정도로 제구가 매우 좋은 편이지만,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타자 등뒤로 공을 던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공을 못던진것.

심지어 공마저 느린 나는 투수로서 수년 간 기회를 받기 어려웠다.

 

2022년은 그런 내가 입스를 극복한 해였고, 투수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해였다.

그 전에도 야구는 늘 재밌었지만, 내가 목표로 하던 포지션을 할 수 있게되니 그 재미는 차원이 달라졌다.

그리고 기회를 받다보니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온 몸을 지배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날. 2022년 8월 20일 토요일

이 날도 그냥 똑같이 야구를 하는 날 중 하루였다.

1회 부터 우리팀은 4점을 내며 기분 좋게 시작했고, 나는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을 무실점 1볼넷.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한 투구.

그리고 2회초에 3점을 더 달아나 7:0이 되었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1회를 마치고 2회초 공격을 하는 동안 내 허리가 매우 아파오기 시작했다.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고, 2회초 공격이 끝날 무렵에는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가 됐다.

2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연습투구를 하는데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포수 미트에 공을 던지기도 힘든 상황이 되었다.

절망...

팀에 민폐를 끼치기 싫어 감독대행 형님에게 '허리가 아파서 공을 못던지겠어요'라고 말을 미리 했다.

하지만 1이닝 무실점 투수를 공하나 던지지도 않고 강판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나에게 더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사실 나도 더 던지고 싶었다.

 

볼넷-볼넷-유땅-볼넷-볼넷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투수를 할 수 없다.

이 날 경기는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된 나로 인해 11:7로 역전패했다.

그 이후에 점수를 내지 못한것을 내 탓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큰 점수차이를 따라잡힐 빌미를 준건 내 문제였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을 수는 있었지만, 컨디션도 좋고 공이 좋았던 날 허리가 아파서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된 건 나에게는 큰 문제였다.

 

사실 뚱뚱한 사람들은 허리와 무릎통증은 기본 옵션으로 따라 붙는 스펙이다.

이 정도 통증은 늘 날 괴롭혔기에 통증 때문에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니다.

너무도 갖기 원했던 기회를 빼앗길까 두려웠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게된 상태에서 몸상태로 인해 망쳐버린 경기가 너무 화가났다.

경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자책을 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결심을 했던 그 날을 D-day로 기록해뒀다.

"살을 빼자."

허리가 아픈 상황에서 내가 찾은 병원은 한의원이나 신경외과가 아니라 다이어트 병원이었다.

그렇다. 내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였다.

결과적으로 2022년 남은 경기의 타격은 다이어트를 빡세게 진행하면서 오히려 무너진 발란스로 인해 더 못 한것 같다.

하지만 투수로서는 2023년의 가능성을 분명히 봤다.

그리고 처음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효과들이 너무도 많이 나타났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포인트가 다를 것이다.

그래도 분명이 있지 않을까? 

당신의 다이어트를 성공으로 이끌어줄 계기.

다이어트의 시작은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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