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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지

소탐대실(小探大失)을 바라는 부산팬들.. 그리고 야구팬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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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잘하더라도 3게임을 하면 한 게임은 지기 마련이고, 아무리 못하더라도 한 게임은 이기기 마련이다. 나머지 한 게임에서 순위는 갈린다. -토미 라소다

1월 20일. 참으로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대호 선수와 롯데 자이언츠간의 연봉조정협상에서 연봉조정위원회가 롯데의 6억 3천만원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이로서 역대 연봉조정의 승수는 구단측 19승 1패, 선수측 1승 19패로 더욱 벌어졌습니다. 2010 시즌 8위를 한 한화의 승률도 36.84%로 1/3 정도는 승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풀어나가는 선수들은 구단을 상대로 20경기 중 딱 1번만을 이겼을 뿐입니다.

사실 이번 조정위원회는 많은 야구 팬들이 이대호 선수의 승리를 바랬을 것입니다. 아니, 예상 했을 것입니다. 단순한 바램을 넘어서 타격 7관왕에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전입미답의 기록을 세운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이기 때문이죠. 아무리 역대 연봉조정협상에서 선수가 이긴적이 단 한 번 밖에 없다 하더라도 이대호 선수의 기록은 충분히 KBO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KBO의 벽은 높았습니다. 사직구장 설립 이래 최초로 장외홈런을 날린 이대호 선수마저도 KBO의 벽은 넘기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의 논리는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구단 측은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선수와 바로 협상을 맺기 때문에 항상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참으로 어이가 없는 말입니다. 선수들은 자신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적으로 조정신청을 낸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생각하고, 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꼈을 때 최종적으로 선수가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연봉조정신청입니다. 하지만 KBO에는 결코 그러한 사정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것입니다.

롯데의 입장발표도 어이없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구단의 입장에서 7천만원이라고 하는 돈을 아꼈으니 기분 좋겠지요. 하지만 그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들이 많은 것을 잃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팬들은 "창원으로 옮기겠다!" "롯데 물건은 사지도 않겠다" "롯데 제발 부산에서 나가라" 등등 롯데에 대한 맹 비난을 하고 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승리로 끝난 연봉조정을.. 누가 보아도 자신들의 입김이 있었던 연봉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조정위원회가 어렵게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 우리 구단이 공정하게 연봉을 책정한 점을 높이 평가해준 것으로 믿고 싶다" 라니요 ㅡㅡ^ 불난 집에 고구마 구워먹는 것도 아니고 이것이 그들이 취해야할 입장이었을까요? 결과론 적으로 팬들은 KBO와 롯데 구단측에 큰 실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사실 이 기사를 보고 열받아서 포스팅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롯데 구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입니다. 많은 팬들은 "창원시 제9구단 창단 반대"와 "이대호 연봉협상"이라는 두 가지의 큰 사건(??)의 결과로 롯데에게 큰 불이익이 돌아가길 바랄 것입니다. 많은 부산 팬들은 창원에 제9구단이 생긴다면 그 팀으로 응원팀을 옮기겠다라는 의견도 많이 보이고 있구요. 하지만 롯데에게 그다지 큰 피해가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정(情)입니다. 롯데는 프로야구의 역사와 함께하는 오랜 팀입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롯데에 목을 멘 팬들은 쉽게 자신의 응원팀을 옮길 수 없습니다. 그들은 이대호의 팬이라기 보다.. 한국 프로야구의 팬이라기 보다.. 부산 자이언츠의 팬이기 때문이죠. 사직구장을 자신들의 아지트로 여길만큼 애착이 강한 팬들이 쉽게 자신의 팀을 옮기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롯데에게 수입을 가져다 주는 것은 부산 시민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롯데가 부산을 떠나지 않는 한 쉽게 팀을 옮길 수 없습니다. 야구를 떠날 수도 없지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롯데에게 자금을 더해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창원 신생팀과의 신흥 라이벌 구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실력 차로는 신생팀이 롯데와 같은 강팀을 따라 잡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팬들은 다를 것입니다. 특히나 부산 팬들 이상으로 야구에 애정이 많은 창원, 마산 시민들이 신생팀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그들의 팬십은 부산 팬들에 절대 밀리지 않을 것입니다. 스포츠에서 라이벌 구단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두들 아실 것입니다. 송대관, 태진아 보다도 라이벌이라는 이름 하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스포츠이지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 이유는 KBO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KBO가 30년 째 자신들의 길만을 고집해 왔기에 역대 연봉조정신청이 19:1이라는 말도 안되는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선수들은 앞으로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어쩌면 자신들의 권리 주장을 더욱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운 이대호 마저도 졌으니까요. 만약 이대호 선수가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해 일본이나 미국으로 가지 못할 경우 FA신청 이후에도 롯데로부터 말도 안되는 대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겠지요. 문제는 이러한 구단 밀어주기 정책이 다른 구단에까지 악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선수들과 팬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전 이대호 선수가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들었던 질문입니다. "외국구단의 유혹이 있더라도 나는 끝까지 롯데를 지킬 것이다?"
모두들 아시겠죠? 이대호 선수의 대답!!


너무도 당당하게 "예"라고 대답했습니다.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는 재치있는 대답도 있었구요.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외국에 가서 이대호 선수가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거든요. 그럴 바에야 한국에서 팬들에게 화끈한 홈런쇼를 펼쳐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바꿔서 하고 싶습니다. "국내 다른 팀의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나는 끝까지 롯데를 지킬 것이다?" 제가 바라는 대답은 "No!!" 입니다. "저의 실력을 대우해 주는 구단에서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습니다." 입니다. 물론 그 구단은 부산이길 바라지만요.(전 SK팬입니다.)

2011 시즌 후는 아무도 예상 할 수 없습니다!! 올 시즌, 이대호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아무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대호 선수가 지금의 분한 마음을 자신의 투지로 이어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롯데 구단에게 이 한마디 전하면 좋겠네요!!


"니 딱 봐놨어~ 니는 가도 죽고 안 가도 죽어~" ㅋㅋ 너무 쎈가요?? ^^

자신들의 속내를 채우기 보다는 팬들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한국 프로야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P.S 이대호 선수 무릎팍 출연 이후로 더 좋아지긴 했는데요.. SK 팬으로서 정대현 선수가 이런 무시무시한 선수에게 3년 째 안타가 없다는 사실이 무척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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