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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학개론 2. 이름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오묘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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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학개론 2. 이름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오묘한 스포츠


이름은 생각보다 대상에 많은 의미를 담고있다.

사람의 이름엔 이 사람이 앞으로 이렇게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있고,

스포츠의 이름엔 스포츠의 정체성이 담겨있다.





예를들어 축구(蹴球)는 찰 축 자에 공 구자를 써서 공을 찬다는 의미의 스포츠이다.

농구(籠球)는 바구니 농 자에 공 구자를 써서 공을 바구니에 넣는 스포츠를 의미한다.

배구(排球)는 밀칠 배 자에 공 구자를 써서 공을 밀어 넘기는 스포츠를 의미한다.

당구(撞球)는 칠, 찌를 배자에 공 구자를 써서 공을 찌르거나 치는 스포츠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야구는?

野球는 들판을 의미하는 '야'자에 공을 의미하는 '구'자를 사용한다.

즉, 들판에서 공을 가지고 노는 스포츠라는 모호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실 축구도 들판에서 하는 스포츠고, 배드민턴도, 배구도 들판에서 할 수 있다.

유독 야구만큼은 스포츠의 어떠한 룰을 담고 있지 못하다.

그 이유는 야구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오묘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야구를 영어로는 베이스볼(baseball)이라고 한다.

홈에서 출발한 주자가 3개의 베이스를 거쳐 다시 홈으로 돌아오는 스포츠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배우 잘 설명한 것 같지만 이 또한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야구는 공을 던지는데에서 시작이되는 스포츠고, 어찌되었건 포구를 해야 아웃카운트가 늘어나며 경기가 끝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점수를 내기 위해서는 배트로 공을 쳐야 한다.

누군가는 던지는데에, 누군가는 받는데에, 누군가는 공을 치는데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베이스볼(baseball)이라는 말은 부족한 이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는 매력적이다.

야구의 규정은 그 어떤 스포츠보다 다양하고 세분화 되어있다.

원아웃의 상황과 투아웃의 상황이, 그리고 주자가 없을 때의 상황과 주자가 1루에 있을 경우, 2루에만 있을 경우의 룰이 전부 다르기도 하다.

어떨 때는 공을 타자에게만 던져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견제를 할 수도 있다.

수많은 규칙은 상황별로 다른 수비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그에 따른 작전을 지시하게된다.

수많은 규칙과 작전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분위기가 변하게 되고,

때로는 치는 것이 중요하고, 때로는 던지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며, 때로는 잘 잡는 것이 중요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야구의 오묘한 변화는 '야구'라는 이름이 더욱 그럴싸하게 지은 이름이라고 느껴지게 한다.



※ 참고로 야구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야큐'라는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이름이다.

   일본에서 스포츠 이름은 '사카' '바스켓볼'처럼 영어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야구'만큼은 자신들의 언어로 바꿔서 사용한다. 일본인들의 야구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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